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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타를 켜라 (돌대가리 봉구, 300원 라이터, 기차 인질극)

by leedo112 2026. 1. 31.

영화 라이터를 켜라
영화 라이터를 켜라

 

한국 블랙코미디 영화 '라이터를 켜라'는 300원짜리 라이터 하나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건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회의 부조리와 인간의 자존심을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어릴 적부터 '돌대가리'로 불리며 살아온 백수 봉구가 예비군 훈련장에서 시작된 하루가 어떻게 전국적인 영웅담으로 변모하는지를 따라가는 이 영화는, 과장된 연출과 비현실적 설정 속에서도 우리 사회의 계급 구조와 권력의 횡포를 날카롭게 풍자합니다.


돌대가리 봉구의 비참한 일상과 자존심의 시작


영화는 주인공 봉구의 불우한 과거와 현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어렸을 때부터 머리로 땅콩을 까고 기왓장이 떨어져도 멀쩡할 만큼 단단한 머리를 가진 그는 '돌대가리'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신체적 특성은 그에게 어떠한 이점도 가져다주지 못했고, 오히려 평생 조롱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봉구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8군데 입사 원서를 넣었지만 모두 떨어졌고, 여자에게도 번번이 차이며 백수로 살아가는 그의 일상은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특히 어릴 적부터 그를 괴롭히던 광 팔에게 여전히 무시당하며 화가 나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장면은 봉구의 억눌린 자존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예비군 훈련을 가기 위한 차비조차 없어 부모님 지갑에 손을 대다 들켜 겨우 2,000원을 받는 모습은 그의 경제적 궁핍함을 드러냅니다. 이러한 설정은 다소 과장되어 있지만, 한국 사회의 청년 실업 문제와 계층 이동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지적하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훈련장에서 무서운 조폭 두목 철과 마주치고, 2,000원짜리 우동마저 조폭과 부딪혀 먹지 못하고 굶는 장면은 약자에게 더욱 가혹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훈련 중 잠들어 다음 날 다시 나오라는 통보를 받고, 집에 갈 차비마저 없어 담배꽁초를 주워 300원으로 라이터를 사는 봉구의 모습은 비참함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이 300원짜리 라이터가 바로 그의 인생을 바꿀 전환점이 됩니다.


300원 라이터를 둘러싼 집착과 권력 구조의 충돌


봉구가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다 라이터를 두고 나온 것은 단순한 실수였지만, 이것이 조폭 두목 철의 손에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됩니다. 청소 아줌마에게 짜증을 들으며 라이터를 찾으러 갔을 때 이미 철이 그것을 가지고 있었고, 봉구는 300원짜리 라이터를 돌려달라고 요구하지만 철과 그의 부하들에게 개같이 맞고 무시당합니다. 여기서 영화는 단순한 물건 분실을 넘어 사회적 약자와 강자의 관계, 그리고 자존심의 문제로 확장됩니다.
집에 돌아가던 중 다시 만난 철의 부하들에게 자존심을 건드려 봉구는 라이터를 되찾기로 결심하고 부산행 열차에 오릅니다. 이 결정은 비합리적으로 보이지만, 평생 억압받고 무시당해온 한 인간이 마지막으로 지키고자 하는 존엄성의 표현입니다. 열차 안에서 철과 그의 부하들은 승객들을 위협하며 공간을 장악하는데, 특히 찐따라 불리는 부하가 승객들을 위협하여 다른 칸으로 내쫓는 장면은 폭력과 권력의 작동 방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봉구는 기차 안에서 수다쟁이 남자와 마주치지만 다시 찐따에게 맞고 철과 마주쳐 곤경에 처합니다.
영화는 여기서 더 큰 권력 구조를 끌어들입니다. 철은 국회의원 박 의원과 마주치고, 1년 전 박 의원의 더러운 일을 처리해주고 보궐선거 당선을 도왔으나 박 의원이 국회의원이 되자 약속을 저버리고 연락을 끊었음을 폭로합니다. 이는 정치권과 조직폭력배의 유착관계, 그리고 권력자의 배신을 상징하는 설정으로, 작품의 풍자적 메시지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지점입니다. 비평가들이 지적한 "과장된 연출"이 바로 이 부분에서 두드러지는데, 현실성이 다소 떨어지는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의 부패 구조를 직설적으로 비판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명확히 읽힙니다.


기차 인질극과 한 남자의 영웅적 각성


철은 박 의원에게 1년 동안 고생한 부하들의 '밥값'만이라도 챙겨달라고 요구하지만 박 의원은 오히려 그를 협박한다며 총으로 위협합니다. 권력을 손에 쥔 순간 과거의 협력자마저 적으로 돌리는 정치인의 냉혹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봉구는 다시 철이 있는 칸으로 향하고, 경찰 반장과 만수는 철과 박 의원의 연락을 동시에 받으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집니다. 철은 만수를 믿고 총에 굴하지 않겠다며 쪽수로 밀어붙일 것을 계획하지만, 다시 나타난 봉구에게 놀라게 됩니다.
승무원들이 나타나 상황을 진정시키려 하지만 봉구는 300원짜리 라이터가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다며 철에게 소리치는데, 이 대사는 영화 전체의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물질적 가치가 아닌 자존심과 존엄성의 문제를 다루는 것입니다. 철의 부하들은 승무원들에게 제압당하고, 철은 아내의 전화를 받으며 부하들 앞에서 혼이 나는 굴욕을 겪습니다. 이는 무서운 조폭 두목이라는 외적 이미지와 가정에서의 평범한 남편이라는 내적 모습의 괴리를 보여주는 블랙코미디적 장치입니다.
천안역에 도착한 경찰과 만수 패거리들이 어색하게 대치하고, 박 의원은 여전히 철에게 돈을 줄 생각이 없습니다. 경찰과 조폭이 뒤엉켜 싸우는 사이 봉구는 기차 밖으로 내동댕이쳐지지만 라이터를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기차를 따라잡는 장면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이지만,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 구조"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박 의원은 인질을 잡은 철을 압박하지만 인질의 안전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며, 기차가 특수부대에 의해 피랍될 위기에 처하자 봉구가 다시 등장해 모두를 당황시킵니다. 고속으로 달리는 기차를 외부에서 막을 방법이 전무한 상황에서 시민들은 '민중 봉기'를 일으키지만 문이 잠겨 앞 칸으로 갈 수 없습니다.
봉구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기차 지붕 위로 올라가 기관실로 향하기로 결심하고 목숨을 걸고 오릅니다. 과거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기어가 기관실에 도착하는 이 장면은 평생 실패자로 살아온 한 남자의 각성을 상징합니다. 봉구의 활약으로 기차는 정지하고 경찰들이 몰려오며, '위대한 특수 예비군'의 힘을 과시합니다. 철은 인질을 잡고 다시 기차를 장악하려 하지만 봉구는 또다시 기차 지붕 위로 오르는 미친 짓을 반복합니다. 가스총이 먹히지 않자 조폭들은 더 강력한 무기를 꺼내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히고, 봉구는 조폭들에게 왜 사람을 못 살게 구냐며 소리칩니다.
철은 돈을 받기 전까지 기차를 계속 달리게 하여 다 죽자고 하며 자신의 인생이 망가졌다고 한탄하며 아내에게 마지막 전화를 합니다. 박 의원은 철의 각오를 보고 돈을 주려 하지만 이미 눈이 돌아간 철은 돈에 관심이 없고 모두 죽으려 합니다. 봉구가 기관실에 또다시 도착하고, 봉구와 철의 최후의 몸싸움이 시작되어 결국 봉구의 필살기로 철은 기절하고 기차는 멈춥니다. 봉구는 자신의 라이터를 되찾고 건달들은 경찰서로 잡혀가며, 봉구는 이 일로 전국적인 스타가 됩니다. 수다맨은 봉구를 찾아 인터뷰가 엉뚱한 사람에게 가고 있다며 아쉬워하고, 봉구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담배를 피우며 과거의 트라우마를 끊어내고 환하게 웃으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결론


'라이타를 켜라'는 독특한 설정과 블랙코미디적 요소로 관객을 끌어들이지만 과장된 연출과 다소 산만한 전개로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입니다. 인물들의 극단적 행동은 풍자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나 지나친 과잉으로 인해 설득력이 약해지는 순간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실험성과 개성을 보여주며, 장르적 도전 정신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도로 평가받을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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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R15ofojhQ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