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시동 리뷰 (웹툰원작, 마동석연기, 청춘성장)

by leedo112 2026. 2. 26.

영화 시동
영화 시동(2019)

 

 

영화 '시동'은 2019년 개봉 당시 330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입니다. 조금산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예고편에서 마동석의 핑크색 트레이닝복 비주얼이 공개되었을 때부터 화제를 모았습니다. 저 역시 그 충격적인 비주얼에 웃음을 참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영화를 본 후의 감정은 웃음보다는 아쉬움이 더 남는 작품이였습니다.

 

웹툰 원작 영화의 장점과 한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이미 검증된 스토리와 캐릭터로 제작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끼' 같은 성공 사례도 있지만, '치즈인더트랩'처럼 방대한 이야기를 압축하며 실패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시동'은 웹툰의 만화적 캐릭터를 영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봤습니다. 솔직히 마동석의 거석이 형 캐릭터는 웹툰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한 싱크로율로 신선했지만, 영화 전체적으로는 산만한 구성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제 경험상 원작의 여러 에피소드를 한 편의 영화에 담으려다 보니, 각 캐릭터의 이야기가 충분히 깊이 있게 다뤄지지 못했습니다.

 

마동석의 변신과 코미디 연기

 

마동석은 그동안 강력한 액션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시동'에서는 단발머리에 핑크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중화요리 주방장 거석이 형으로 등장하며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마요미'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마동석 하면 주먹 한 방에 상황을 정리하는 카리스마를 떠올리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서 보여준 따뜻하고 코믹한 연기가 훨씬 인상 깊었습니다. 거석이 형은 단순한 코미디 캐릭터가 아니라, 삶의 무게를 묵묵히 견디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돌보는 인물입니다. 마동석은 거친 외모와 달리 섬세한 감정 연기로 이 캐릭터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특히 "나는 사람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대사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전달하는 장면에서는, 액션 배우로서의 마동석이 아닌 진짜 연기자 마동석을 봤습니다.

 

청춘의 방황과 현실적 묘사

 

주인공 택일(박정민)은 꿈도 계획도 없는 청춘입니다. 엄마 정혜(염정아)는 그런 아들이 쓸모없는 인간이 될까 걱정하며 갈등이 깊어지고, 택일은 결국 만원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 군산으로 가출합니다.

군산에서 만난 경주(최성은)는 택일과 다른 사연을 가진 가출 청소년입니다. 경주의 상황은 가출 청소년들이 노출되는 세상의 거칠고 위험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영화가 이 부분을 좀 더 깊이 파고들었어야 한다고 봅니다. 경주의 이야기는 충분히 확장될 여지가 있었는데, 택일의 이야기에 밀려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반면 상필(정해인)의 이야기는 또 다른 방식으로 청춘의 현실을 드러냅니다. 돈을 좇아 사채업자의 뒤를 쫓아다니던 상필은, 자신이 사랑하는 친구의 엄마가 사채를 쓴 것을 알게 되며 자신이 하는 일의 실체를 깨닫습니다. 정해인은 기존의 '미소천사'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잘못된 선택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청년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보여줬습니다.

 

가족의 의미와 영화의 한계

 

'시동'은 결국 '가족'이라는 주제로 귀결됩니다. 장풍반점은 피로 맺어지지 않은 유사 가족의 형태를 보여주며, 거석이 형은 택일과 경주를 받아들여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갑니다. 정혜의 택일을 향한 사랑은 매일 차려놓는 밥상으로 표현되지만, 영화는 신파에 빠지지 않으려 애씁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영화가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지만, 영화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 산만해졌습니다. 택일의 장풍반점 일, 거석 형의 비밀, 경주를 돕는 과정, 상필의 사채업자 문제, 엄마의 사고 등 모든 이야기가 한꺼번에 진행되면서 어느 하나도 제대로 완결되지 못했습니다.

특히 정혜에게 철거와 사채 문제를 동시에 주는 설정은 지나치게 작위적이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식의 불행 몰아주기는 관객의 몰입을 오히려 방해합니다. 정혜가 왜 사채를 써야 했는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꿈이나 목표를 꼭 가지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현대 사회에서 안정적인 삶을 구성하기 어려워진 청춘들에게, 택일처럼 순간을 긍정하며 주위에 폐를 끼치지 않고 살아가는 것도 하나의 삶의 방식임을 인정합니다. 이는 기존의 훈계적인 청춘 영화들과는 다른 시각입니다. 하지만 이 메시지마저도 산만한 구성 속에서 명확하게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후반부가 너무 급하게 진행되면서, 각 캐릭터의 변화와 성장이 충분히 설득력 있게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시동'은 웃음과 따뜻함을 동시에 담아낸 가족 영화였지만, 좀 더 집중된 구성이었다면 훨씬 좋은 작품이 되었을 것입니다. 박정민은 고등학생 역할을 자연스럽게 소화했고, 마동석과의 호흡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산만한 구성과 무리한 전개, 다급한 결론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습니다. 방황하는 청춘에게 위로를, 부모 세대에게 공감을 주려던 시도는 좋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쉬움이 더 큰 영화였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6qz7Dgi6Ajc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leedo0112